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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익환 물박사의 수돗물. 정숙기. 샘물의 진실

옥산뜰농부 2016. 1. 3. 06:47

 

 

 

 

수돗물·정수기·먹는 샘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 

 

"깨끗하고 깐깐한 정수기 물은 대부분 '증류수'… 몸에 필요한 '미네랄' 없어"

"우리는 수도요금 다 내고도 정수기 달고 약수를 뜨고 먹는 샘물을 구입해야 한다"

학교 자판기에 탄산음료 빠져 똑같은 '산성수'인데도 정수기물은 학생들에게 공급

'물박사' 성익환(62) 박사를 잘못 만난 것 같았다. 내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천수를 원수(原水)로 하는 수돗물 정책은 잘못됐다.

 

우리는 수도요금을 다 내고도,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를 달고 약수를 뜨러 가고 먹는 샘물을 구입해야 한다."

"깨끗하고 깐깐하다는 정수기 물은 대부분 '증류수'에 불과하다. 몸에 필요한 '미네랄'이 없다."

"미네랄 함량이 높으면 수질 검사에서 '불합격'이 된다.

 

그런 물을 마시면 안 되는 걸로 우민(愚民)교육을 시켜왔다.

 

우리 정부가 물에 대해 비겁했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도사업자와 정수기 업체들은 똘똘 뭉쳐 '담합'해왔다."

그의 열정적인 토로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충격과 혼란을 느꼈다. 과연 이게 맞는 소리인가.

그는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물 분야에만 34년 근무한 뒤 작년 말 정년퇴임했다.

이력을 보면, UNDP(유엔개발기금) 지원사업으로 대구지역 지하수자원 조사연구에 참여했고,

 

1979년부터 3년간 영국·캐나다·호주·미국 등에서 지하수관리 실태와 물 관련 정책을 배웠다.

 

프랑스 정부장학금으로 프랑스 오를레앙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먹는 샘물 제조공장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법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샘물공장인 '장수천'을 설립할 때 불허했던 '인연'도 있다.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회장, 국무총리수질개선기획단 자문위원,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이런 그를 응대하기에는 공부의 시간이 필요했고, 한 달 반 뒤 다시 만났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수돗물 공급량은 375L다. 유럽 국가의 두세 배쯤 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물 2L는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홍보해도 실생활에서 수돗물 음용률은 2%를 밑돈다.

 

국민의 98% 이상이 별도로 돈을 들여 정수기나 먹는 샘물을 구입한다. 이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수돗물은 꼭 음용수로 사용돼야 하는가?외국에도 마시는 물은 따로 사먹는다.

"유럽이나 미국 레스토랑에서 물은 공짜로 준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이다.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 있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끔 해주는 게 국가의 의무다.

 

다만 자신의 취향이나 건강을 위해 미네랄 워터를 마시고 싶으면 따로 주문하는 것이다."

―수돗물 불신의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서 출발하는가?

"지표수를 수돗물 원수(原水)로 쓰는 데 있다. 우리는 수돗물 원수 중 70~100%를 하천물과 댐물에 의존한다."

―그게 왜 문제가 되는가?

"하천수는 각종 산업폐기물 오염과 대형 수질사고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른 선택이 있는가?

"상당수 유럽 국가와 호주 등에서는 대부분 지하수를 원수로 한다.

 

독일의 경우 직접 하천수 이용은 1%에 불과하다.

 

지하수(72 %)와 알프스 지역 댐물(9%) 등을 취수한다. 이처럼 출발부터 선진국과는 먹는 물관리 정책이 다르다."

―목마르면 마시는 물인데, 큰 차이가 있겠나?

"물은 단순히 갈증 해결 기능만 하는 게 아니다. 몸속 유해 물질을 내보내고,

 

면역성과 항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성의 물이 몸에 좋은 것이다."

성익환 박사는“ 정수기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정부가 묵인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 대구=남강호 기자
―우리 수돗물에는 미네랄 함량이 얼마나 되나?

"지금처럼 장마철에는 지표수의 90% 이상이 빗물이다. 빗물은 미네랄 함량이 거의 없는 10~30mg/L다.

 

갈수기 때는 지하수가 섞여 들어와 100~120쯤 된다."

―우리 몸이 미네랄을 필요로 하면 비타민처럼 알약으로 복용하면 된다. 물은 물로써 마시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미네랄 워터 속에 들어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은 체내 흡수율이 높다.

 

건강보조제의 흡수율은 이보다 훨씬 떨어진다."

―우리는 왜 지표수 위주의 수돗물 정책이 만들어졌나?

"작년이 수도 역사(歷史) 100주년 되는 해였다. 일본의 수도기술을 그대로 옮겨왔다.

 

일본은 화산암 분포 지역이 많다. 화산암지대로 빠르게 스며들던 빗물이 지표로 흘러나와 소하천을 이룬다.

 

지표수를 활용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우리는 이런 지질 조건과 많은 차이가 있다."

―지금 와서 수돗물을 지표수에서 지하수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불가능하다. 다만 개인이 하루에 마시는 2L의 물은 해결해줘야 한다."

―지표수를 사용하는 우리 수돗물은 마실 수 없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고도정수처리 기술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그렇게 정수된 물도 노후화된 수도관과 아파트 옥내 배관 및 옥상 물탱크를 거쳐야 한다.

 

가정마다 설치된 정수기의 청소 관리 상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마다 수도배관을 파내 청소하고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는 땅을 파헤쳐야 하고 아파트 벽을 뜯어내야 하지만,

 

독일은 콘크리트로 주송수관을 만들었다. 일 년에 한 번씩 그 안으로 청소차를 몰고 들어가 청소한다.

 

아파트나 가정에서는 수도배관을 대부분 옥외로 설치했다."

―우리 상황은 다 아는 것이고….

"정부는 눈에 안 보이는 것에는 손을 안 댄다. 국가의 책임은 송수관이 아파트로 들어가기 전까지다.

 

옥내 배관과 옥상 물탱크의 문제는 아파트 소유자나 거주자들의 책임이다.

 

요즘 값비싼 아파트에는 좋은 배관을 쓴다. 하지만 노후화된 서민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과거 수도관은 아연도금을 해놓았다. 염소에 약하다. 오래되면 양은냄비처럼 녹이 슨다.

 

공적(公的)인 수돗물이라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물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했다."

―수돗물에 나는 염소 냄새는 무해한가?

"염소가 발암 물질이고 성인병을 유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염소 소독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살균을 위해 가정에 공급될 때까지 잔류 염소가 남도록 하는 게 수도법에 명시돼 있다.

 

선진국에서는 수원(水源)이 청정하거나 공급 라인에 문제가 없는 경우 염소 소독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한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수돗물·정수기·먹는 샘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①… '물박사' 성익환
―다시 묻지만, 우리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되나?

"수돗물에 포함된 극미량의 염소는 무시해도 좋다. 수돗물을 받아서 하루 재워두면 염소는 다 날아간다.

 

그런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시면 된다. 간혹 녹물이 나올 때도 하루 재워둔 뒤 윗물을 걸러 마시면 괜찮다."

―그런 수고를 해야 한다는 말인데.

"바로 이런 점을 틈타 '정수기' 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진 것이다.

 

이제 음식점과 가정에서 정수기가 보편화됐다."

―정수기가 몸에 해로운 중금속과 오염 물질, 세균을 걸러주니 안심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럴 것이다. '깨끗하고 깐깐한 물'이라고 선전하니까.

 

하지만 그 깨끗하다는 것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깨끗이 걸려졌다는 뜻도 된다."

―어쨌든 물은 깨끗한 게 첫째 덕목 아닌가?

"정수기 물은 '증류수'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특히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통과하면 약알카리성 수돗물이 '산성수(pH 6.0)'로 바뀐다.

 

이런 물을 계속 마시면 우리 몸의 혈액이 산성화된다. 탄산음료, 커피, 주류 등이 산성수다.

 

탄산음료는 초·중·고 자판기에서 빼버렸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정수기 물을 공급한다."

―정수기 업체마다 자신들만의 과학적인 정수 방식을 선전하고 있다. 이를 일괄적으로 '어떻다'고 말할 수가 있나?

"현행 정수 방식에는 크게 여섯 가지가 있다. 시판 중인 정수기의 80~90%는 '역삼투압 방식'을 쓴다.

 

강한 수압으로 수돗물을 0.0001㎛(나노 밀리미터·머리카락 굵기의 백만 분의 일)의 필터로 걸러주면

 

약 20%만 통과한다. 물속의 모든 물질이 제거돼 증류수와 거의 같다.

 

정수된 물은 전해질인 미네랄이 없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지 않는다.

 

이는 영양분을 나르거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기능이 약화했다는 뜻이다.

 

'카본필터'나 '미네랄 용출필터'로 보완하지만 물 낭비와 정수 저장탱크 내 미생물 발생 등의 문제점은 남는다."

―정수 과정에서 통과되지 않은 나머지 물 80%는?

"배수관으로 빠져버린다. 이렇게 버려진 물은 이미 수도요금에 포함돼 있다.

 

정수장에서 고도정수처리된 물을 바로 하수도로 내보내는 것이다. "

―수돗물이 정수기를 통해 80%나 그냥 버려지고 있다고?

"우리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은 허상이다.

 

우리는 5천만명인데 연간 79억t의 수돗물을 공급한다.

 

인구 8천만명인 독일은 50억t이다. 고도정수처리를 위해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 말이다."

―어떤 정수기는 '미네랄이 살아 있는 물'이라고 선전하지 않는가?

"이는 '중공사막필터방식'이다. 오줌보 역할처럼 미네랄을 통과시킨다.

 

일부 환경호르몬을 걸러내지 못하고, 뜨거운 물에 약해 필터 수명이 길지 못한 단점이 있다."

―'건강에 좋은 알칼리수'를 만든다고 선전하는 '전기분해식 알칼리 이온수기'는?

"역삼투압방식 정수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고가의 정수기다.

 

산성수가 아닌 알칼리 이온수를 만드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이는 특정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반인이 계속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자칫 정수기 업체에서 들고 일어날 만한 주장이다.

"정부도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갈수기나 장마철마다 일어나는

 

폐수 무단방류, 수질사고, 녹조, 오염수질, 녹물 및 이물질 검출 등으로

 

수돗물을 불신하자 정수기를 용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수기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정부가 묵인해줬다고 할 수도 있다."

―정부가 정수기 시장을 키웠다니?

"정수기는 10년 만에 5조원 시장 규모로 확장됐다. 지상파 TV에서 정수기 광고는 허용하지만,

 

먹는 샘물 광고는 작년까지 금지되어 왔다."

―왜 그런 차별을?

"수돗물 우선 정책 때문이다. 정수기는 어쨌든 수돗물에 설치한다.

 

먹는 샘물은 지하수에서 받는다. 이 때문에 먹는 샘물 광고는 수돗물을 폄하하는 걸로 판단한 것이다.

 

먹는 샘물 시장은 20년이 지나도 4천~5천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제 우리는 먹는 샘물을 선택해야 하는가. 마시는 물에 대해 어떤 답이 있을까.

 

다음 주 월요일 이 지면에서 한 번 더 다룰 것이다.


→ 미네랄(Mineral)
칼슘ㆍ마그네슘 같은 광물질로 인체에 꼭 필요한 5대 영양소 중 하나.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함.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물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신생아는 80%, 성인은 70%(뇌의 경우 85%)가 물로 이뤄져 있다.

 

평균적으로 몸속 물이 10% 이상 손실되면 치명적이다. 의학계에서 성인은 하루 2L의 물을 마시라고 권장한다.”

 

 수돗물·정수기·먹는 샘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2… '물박사' 성익환


“가장 잘 팔리는 먹는물 ‘미네랄’ 가장 적어… 해양심층수도 ‘산성수’에 해당”
노무현, ‘장수천’ 수질검사 때 전화“내가 큰일 하는데 도와달라”“큰일 하시기 때문에 봐줄 수 없다”
해양심층수는 ‘역삼투압 정수’ 거쳐 ‘증류수’처럼 일단 만든 뒤 다시 미네랄을 첨가해 제조

깨끗하고 깐깐한 정수기 물(역삼투압 방식)은 사실 '미네랄'이 없고

 

혈액을 산성화시킨다는 '물박사' 성익환(62)씨의 인터뷰가 나간 뒤, 사람들은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그는 어떤 물을 마시는가?"

다시 그를 만났을 때 나도 똑같이 물었다.

―'물박사'는 어떤 물을 마시고 있나?

"대덕연구단지 안에 있는 동네 우물의 지하 암반수를 20년 이상 마시고 있다.

 

단지조성 당시 비상용수를 위해 뚫은 지하공을 우물로 만든 것이다"

―수돗물은 마시지 않는가?

"생활용수로 쓴다."

―그런 지하 우물이 주변에 없는 도시인들의 선택은?

"하루에 마시는 물 2L는 수돗물 정책의 신뢰 유무를 떠나,

 

자기 건강과 기호 및 치료 등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옳다.

 

우리 몸은 물을 통해 천연 미네랄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천연 미네랄 워터를 음용수로 쓴다.

 

프랑스 유치원에서는 수시로 교육을 통해 미네랄 워터를 먹는 습관을 길러준다."

―수돗물은 마실 수 없다는 뜻인가?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정수장에서 만든 수돗물은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하다.

 

다만 송수관, 옥내 배관 및 옥상 물탱크 등으로 인해 찜찜한 게 현실이다."

―국가가 현재 책임을 다 못하고 있다고 보는가?

"수돗물 음용률이 2% 수준이면 책임을 다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가정이 많다. 이런 선택은?

"차를 마시거나 조리 목적, 특별한 치료 를 위한 경우가 아니면 끓여 마시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을 끓이면 물속에 들어 있는 미네랄의 일부가 손실된다."

―수도요금을 내고서, 결국 마시는 물은 돈을 내고 따로 사 먹으라는 뜻으로 들린다.

"수돗물에 관한 한 빈부 격차 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국가의 책무다.

 

자기 취향과 건강에 맞는 물을 고르는 것은 선택 사항이다. 나는 출장 중에는 먹는 샘물을 사 마신다."

―국내 시판 중인 먹는 샘물은 그런 '미네랄' 요구를 충족해주는가?

"현재 시판 중인 샘물은 경도(미네랄 함량)가 200mg/L 넘는 제품이 없다.

 

시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A사 제품의 경도는 60쯤 된다."

―우리가 사 먹는 샘물도 미네랄 함량이 낮다는 것인가?

"1995년 '먹는 물 관리법'이 만들어질 때, 먹는 샘물의 경도 기준을 수돗물에 맞춰 300 이하로 정했다.

 

샘물 업체는 '불합격'을 받지 않기 위해 아예 미네랄 함량을 낮췄다."

성익환 박사는 '수돗물에 관한 한 빈부 격차 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해주는 게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사진=남강호 기자
―왜 그런 300 기준이 생겼나?

"과거 수도관은 아연 도금을 했다. 물의 경도가 높으면 관내에서 부식을 더 잘 일으킨다.

 

그래서 300 이하로 정했다. 수도관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이었다."

―먹는 샘물은 수도관과 상관없지 않은가?

"그래서 코미디다. 수돗물 기준을 먹는 샘물에 적용한 것은 우리나라뿐이다."

―왜 그렇게 됐나?

"수도 사업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다. 내가 지질자원연구원에 근무할 때 이 점을 지적했다.

 

몇 년 전 경도를 500으로 상향 조정했고, 올해 1000까지 올렸다.

 

선진국에서는 먹는 샘물의 경도에 제한이 없다. EU, 미국, 영국 등은 수돗물조차 경도 기준이 없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수돗물 경도 기준을 폐지했다."

―먹는 샘물의 경도 기준을 높인 뒤로도 왜 고(高)미네랄 워터가 생산되지 않나?

"샘물 공장들은 당초 수돗물 기준에 맞추기 위해 지질학적으로 미네랄 함량이 낮은 지역에 지어졌다.

 

대부분 영세 업체이다. 이미 시설 투자가 이뤄진 상태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국내 먹는 샘물의 시초는 1970년대 중반 '다이아몬드 생수'다.

 

당시 관련 법이 없었고 '생수'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1984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수도법'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주한 외국인 대상 판매와 수출용으로만 한정했다. 내국인 판매는 불법으로 막았다.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수돗물의 권위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낙동강 페놀 사건(1991년)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불법 생수 공장이 전국적으로 500여개 생겨났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95년 '먹는 물 관리법'이 만들어졌다.

"현재 샘물 공장은 62개가 있다.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면서 억제된 셈이다.

 

프랑스에서 200년간 37개를 허가한 것과 비교된다.

 

무분별한 취수로 전국에 방치·폐공된 시추공만 200여만 개다.

 

이를 시멘트로 되메울 경우 오염을 유발하거나 빗물이 스며들 구멍을 막게 된다."

―지하수의 소유 개념은 어떻게 되어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지표수만 공수(公水)다.

 

지하수는 토지 소유권자의 소유로 돼 있다. 지하수가 먹는 물로서 공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지하수는 농업용수, 대체용수 및 비상용수로만 인식되고 있다."

―먹는 샘물은 그렇지만, 해양 심층수는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들었다.

"바닷물엔 많은 미네랄(8만~10만mg/L)이 포함돼 있다.

 

미네랄 워터를 찾는 국민의 요구에 직면하면서,

 

6년 전 경도 기준을 1200까지 높여 해양 심층수 제조를 허가했다."


	/사진=남강호 기자
/사진=남강호 기자

―시판 중인 해양 심층수 제품의 평균 경도는?

"예상과 완전 딴판일 것이다. 50~150쯤 된다."

―해양 심층수는 원수(原水) 자체부터 미네랄 덩어리가 아닌가?

"바닷물은 그렇다. 하지만 제조 공정에서 염분과 중금속을 제거하는

'역삼투압 정수' 및 전기분해 처리 과정을 거쳐 일단 미네랄이 없는 원수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당초 알칼리수가 산성수로 변한다.

그런 뒤 걸러진 미네랄을 다시 첨가해 경도를 맞춘다."

―왜 경도 1200 수준의 해양 심층수 제품은 시중에 나오지 않는가?

"낮은 미네랄 샘물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느라 그렇게 했을 것이다.

시판 중인 해양심층수는 '산성수'이며, 천연미네랄 워터로 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해양 심층수는 어떤가?

"해양 심층수로 먹는 물을 만들어 파는 나라는 유럽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다."

36도의 폭염이 덮치던 날, 나는 대구로 내려갔다.

그는 대구의 23개 근린공원에 150여미터 깊이의 '동네 우물'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건강한' 물 2L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그의 실험 현장이었다.

나는 두 곳에 찾아가 물맛을 봤다. 경도 400이 넘는 지하수는 설악산 오색약수의 혀끝 감촉처럼 비릿한 쇠 맛이 났다.

"이 우물물의 수질은 에비앙보다 더 낫다.

동네 주민들은 공짜로 최고의 천연 암반수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동네 우물'이라는 표현을 썼을 뿐 수도꼭지가 달려 있다.

지하수의 수위·수온·수량 정보와 수질 분석 결과 등을 보여주는 터치스크린도 설치돼 있었다.

 3년 전 국비 70억원(환경부 30억원, 대구시 40억원)을 지원받아 착수했다고 한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했다.

여기서 물 통합 관리 방안을 4년간 논의했지만 부처 간 영역과 권한 다툼으로 결국 무산됐다.

대통령께 마지막으로 보고하는 국정 회의에서 내가 '지표수 사업비는 10조원이다.

하지만 국토부(수량 관리)와 환경부(수질 관리)가 서로 중복 투자해 4조가 샌다.

수돗물 공급량은 독일의 두 배, 일본의 1.5배이지만, 신뢰도는 1%도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수돗물조차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이 500만명쯤 된다.

시골의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쓰는 간이 상수도에는 정부 지원이 한 푼도 없다'고 단독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성 박사 말을 들으니 눈물이 다 난다. 경제수석, 기획예산처 차관, 다 들었지요.

지원해주시오'라고 지시했다. 간이 상수도 시설 개선비 1조2000억원이 편성돼 지자체로 내려갔다.

동네 우물 사업은 그 예산에서 나왔다."

―그전에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나?

"이분이 안정적인 선거 자금을 마련하려고 충북 옥천의 샘물 회사 '장수천'을 인수했다.

2000년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때 내가 '인근 하천수가 샘물 원수에 유입될 수 있다'며 부적합 의견을 제시하자,

두 번이나 직접 내게 전화했다."

―어떤 내용의 통화였나?

"이분이 '성 박사' 내가 큰일을 하려는데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큰일을 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참모였던 안희정씨가 이 문제로 찾아온 적도 있었다."

―그 뒤 장수천 허가는 어떻게 이뤄졌나?

"하천수 유입을 차단하는 방수막 공사를 한 뒤 지방 환경청에서 허가해줬다.

하지만 2001년 수질이 악화돼 판매부진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동네 우물 사업을 대구에서 시작한 이유는?

"지질학적으로 대구는 경상계 퇴적암층이다.

이런 지질층은 경북 봉화에서 경남 진주까지 분포돼 있다. 고인 지하수에는 미네랄이 많다.

에비앙은 전 세계에서 1초당 25병이 팔린다.

이런 천연 암반수 개발은 세계 물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 사업도 될 것이다."

-이런 우물을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비용이 드나?

"우물 한 곳당 3억원 들었다. 외부 오염원을 완벽히 차단했고,

첨단 전자 기술로 지하수 상태를 실시간 계측할 수 있게 했다. 당초 대구시는 250개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23개로 중단됐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지하수를 공짜로 주면 수도 사업자나 정수기 업체, 샘물 업체 어느 쪽도 불만이지 않겠는가?

"역설적이지만 이 우물물 관리는 대구수도사업본부에서 하고 있다.

 내가 외국 귀빈들을 모시고 현장 방문을 할 때마다 터치스크린이 작동되지 않았다.

기득권자들은 이 우물에 대해 불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양질의 물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게 마시는 물을 해결해주는 길이다."

 

※ 성익환 박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물 분야에만 34년 근무, 작년 말 정년 퇴임.

프랑스 오를레앙대학에서 석·박사.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회장, 국무총리수질개선기획단 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 역임.

 

→ 미네랄(Mineral)
칼슘·마그네슘 같은 광물질(무기질)을 말한다. 인체에 꼭 필요한 5대 영양소 중 하나다.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물과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입력 : 2013.07.22. 조선일보>

 

 

출처 : 한국 민간 의술 연구회
글쓴이 : 기벌포(홍성기)//서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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